지금 저는 여동생네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데요. 남편은 혼자 외국에 있고 하다 보니 애기 맡아 주실 분 문제도 있고 해서 같이 살게 됐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출처를 알 수 없는 화장품들이 집안 여기저기에서 출토되곤 합니다.
이것도 그 중의 하나인데요. 백옥같이 하얀 제 동생이 무려 23호를 샀을 리도 만무하고, 저도 23호는 살 일이 없는 데다 이윰 에어 인 팩트라니 -_- 알 수 없는 물건입니다. 혹시 어떤 별에서 지구 정복의 흑심을 품은 외계인이 화장품 중독증 여인네로 하여금 뭔가... 이런 망상까지 불현듯 들 정도죠.
어쨌거나, 공짜라면 그저 감읍할 따름인 저인지라 다소 어둡지만 개의치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23호 파우더보다도 살짝 더 어두운 게 아닌가 의혹이 들 정도로 어둡긴 합니다. 이네이쳐 21호도 써 봤는데 그건 훨씬 더 밝거든요.
품질은 나쁘지 않아요. 비교적 가볍고 바르는 순간 뽀송뽀송한 느낌도 들구요. 그렇다고 피지를 꽈악 잡아주는 건 절대 아니고 그냥 평균적으로 코가 반들거리는 시간에 여지없이 반들거립니다. 뭐 그냥 기름종이가 신체기관의 일부겠거니 생각하고 살면 됩니다.
블루밍 효과 같은 건 별로 없지만 파우더팩트치고 상당한 커버력을 보여 줍니다. 거의 얇게 발리는 트윈 수준이네요. 재구매할 것 같진 않지만 나쁘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