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역 지하를 지나가다가 40% 세일! 이란 말에 혹해서 산 물건입니다. 마침 쓰던 클렌징 젤이 똑 떨어졌거든요.
냄새를 킁킁 맡아 보고, 비슷한 가격대 중에서 가장 참아줄 만한(...) 것으로 고른 게 이 녀석입니다.
이전에 쓰던 스킨푸드의 티트리 클렌징 젤은 상당히 되직한 느낌이고 얼굴에 핸들링하다 보면 점점 젤이 말라 붙는 것이 느껴졌는데, 이건 그렇진 않습니다. 상당히 묽은 데다가 핸들링도 편해요.
그런데... 정말 뜻밖의 경험을 제게 안겨줬습니다.
눈 아래쪽- 점막도 아니고 그냥 눈 아래 피부에 살짝 닿았을 뿐인데 갑자기 눈알;이 훨훨 불타는 듯 자극이 느껴지는 거에요. 농담 아니고 정말로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죽기 전에 헹구자! 하고 후다닥 헹궈 냈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눈이 따끔따끄하고 침침하더군요.
문제는 제가 살면서 한 번도 화장품 류를 쓰고 눈이 시리거나 쓰리는 경험을 한 적이 없다는 거에요. 자랑은 아닙니다만 뭘 쓰든 따끔은 커녕 간지럽지도 않은 강철 피부를 갖고 있거든요. -_-; 다른 분들은 눈이 시리다는 자차를 써도 저는 그냥저냥한 것이 보통이고... 뭘 잘못 쓴다고 트러블이 일어나지도 않는 편인데, 이게 눈 밑 피부에 닿는 순간 눈이 빠지는 고통을 겪고 나니 영 씁쓰릅하군요.
게다가 헹구고 나서의 느낌이 영 좋질 않습니다.
너무 뽀득한 것은 싫어하지만 너무 미끄덩한 것도 싫어하는데, 이건 미끄덩한 것이 좀 도를 지나쳐요. 얼굴에 무슨 기름막 두른 것 같이 미끈거립니다. (결코 보들거리는 게 아니에요;)
오일프리라더니 무슨 식용유 발라 놓은 감입니다. 혹시 내가 잔여물을 덜 헹군 걸까, 하고 물을 계속 어푸어푸 끼얹었지만 여전히 미끄덩미끄덩했습니다. 좀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였어요.
클렌징이 되는 정도를 말하자면, 제가 자차와 가벼운 파운데이션, 눈밑 컨실러 정도를 사용하는데... 그 정도는 잘 씻겨 나가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눈가에 닿았을 때의 고통;과 미끄덩한 마무리감이 정말 별로라는 거지만요.
클렌징은 나름 하루 일과의 마무리로, 기분 좋게 끝나야 한다- 는 지론을 가진 저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