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건은 실런트입니다. 벤나이에선 세가지 실런트가 나오는데요. 첫번째는 메이크업 픽서티브로 메이크업 후에 얼굴에 쫙 뿌려 주면 철통같은 메이크업이 된다는 건데 무대 메이크업으로는 왔다겠지만 일상 메이크업으로는 갔다일 거 같아서 관심이 안 가구요. 또 하나는 라텍스 메이크업인가? 뭐 가루 개서 분장하는 데 쓰는 건가본데 그건 더 갔다일 듯해요.
마지막으로 남은 요것은 케익 아이라이너 같은 걸 개서 쓰도록 만든 것이죠. 전 케익 아이라이너가 없는 관계로 집에 있는 까만 섀도를 쓰기로 했습니다.
물 묻으면 끝장인 섀도의 특성 땜에 비싼 거 쓰고 싶진 않고 해서 뒤져 보니까 싸구려 까만 섀도가 하나 나왔어요. 은색 글리터가 바글바글 들어서 이뻐 보여서 샀는데 영 발색이 꽝이라 물 잔뜩 탄 먹물 같아서 쳐박아 둔 거였는데 한번 시험해 보자 싶더군요.
먼저 수돗물로 해 봤습니다. 그냥 바르는 거보다야 낫지만 선명한 까만색은 멀고도 멀었는데다 잘 번지더군요. 다음은 렌즈 끼는 분들 눈에 넣는 약 있죠? 그걸 몇방울 얻어다 해 봤습니다. 한결 낫더군요.
이제 마지막으로 리퀴셋 도전. 두두두두 감동의 별 다섯개입니다.
희끄무레하던 섀도가 굉장히 까매진 건 물론이거니와 쉽게 마르고, 섀도 자체도 덜 이상해지구요, 또 하루종일 지속됩니다. 물론 눈물을 펑펑 흘리거나 하면 지워지죠. 거기다 의외로 클렌징은 쉽더군요. 글리터도 착 달라 붙어서 빤짝빤짝 하구요.
저는 아이라인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홑꺼풀 눈이라 온갖 아이라이너를 섭렵해 보았지만 섀도를 리퀴셋으로 적셔서 리퀴드 아이라이너처럼 만든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알메이 어메이징 아이라이너도 써 봤는데 색감이 약하고 잘 번지는데다 눈이 너무 아팠어요. 랑콤 아트라이너는 괜찮지만 너무나 비싸고, 펜슬 아이라이너는 죄다 번지죠. 필름 타입 리퀴드 라이너는 벗겨지구요. 바비 젤 라이너는 분명 윗쪽에만 바른 것이 오후가 되면 아래로 이사를 가질 않나...
근데 요 물건 덕분에 천덕꾸러기였던 아이섀도들이 슬슬 총애권으로 진입하고 있네요. 너무 선명해서 쓰기 곤란하던 색상들을 리퀴드 라이너처럼 쓸 수도 있고, 색상은 예쁘지만 너무 지속력이 약했던 것도 하루 종일 착 붙어 있게 만들 수 있고, 발색이 약했던 것도 살아나고...
여튼 정말 맘에 듭니다. 무지 오래 쓸 물건 같지만 조만간 하나 주문할 거 같네요. 값도 싸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