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딱 4일간 바비 브라운 20% 세일할 때 냉큼 가서 지른 제품입니다. 사실 이거 사러 간 건 아니고 딴 거 사러 갔다가 세일도 하겠다 매장 언니 꼬임에 넘어가 충동 구매했습니다. (세일 안 했으면 안 샀을 거예요...)
원 가격 95불, 20% 해도 80불 돈이니 꽤 비싸죠. 계산해 보니 용량 대비 세타필 크림의 거의 100배 가격이더군요. ㅠ.ㅠ (색조는 몰라도 기초 제품은 백화점 제품이나 드럭 스토어 제품이나 별 다를 게 없다는 게 제 신조인지라 원래는 이렇게 비싼 거 안 사요..)
저는 피부가 꽤 건조한 편이라서 퍽퍽 바를 수 있는 세타필 크림을 꽤 만족하면서 쓰고 있었습니다만 (몸에도 바르고 얼굴에도 바르고... 그래도 워낙에 용량이 많아서 잘 줄지도 않더군요...) 단 한 가지, 세타필 크림은 가끔씩 얼굴에 뭐가 나더군요. 그래서 안 그래도 얼굴용 보습 크림을 하나 사긴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습니다만.. 좀 과한 걸 지르긴 했죠. ㅠ.ㅠ
매장 언니 설명도 그렇고, 아마 악건성용으로 나온 거지 싶습니다. 이게 "밤"이라 매우 뻑뻑한 질감입니다. 설명서에 보면 "손에 덜어서 체온으로 녹인 후 바르라"고 돼 있습니다. 한마디로 바르기가 좀 귀찮습니다. 보통 크림처럼 그냥 덜어서 쓱쓱 바를 수 있는 게 아니어서요. 메이크업 앨리에도 보면 평가가 엇갈리는데, "이거 왜 이리 뻑뻑하냐, 펴 바르다 주름 생기겠다"는 리뷰가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제 나름 터득한 바르는 방법은, 일단 손가락으로 양볼, 이마, 턱에다 찍어 바른 다음, 약간 딴 짓 좀 하다가 (얼굴의 체온으로 좀 부드러워질까 해서) 손가락을 크림 바른 부분에 10초 정도 대고 있은 후 서서히 펴 바르는 겁니다. 어쨌거나 좀 귀찮긴 해요...
그리고 냄새가 특이합니다. 무슨 민트 냄새? (티트리 오일 냄새 비스무리한..) 냄새 자체가 딱히 거슬리지는 않는데 따뜻한 냄새는 아니고 좀 차가운 계열의 냄새여서 건성용 크림의 컨셉과는 왠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네요.
보습력은 뭐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일반 크림이 유분기가 천천히라도 피부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라면, 이건 막을 형성해서 피부의 수분 (유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막아 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피부가 마구 당길 때 바르면 속은 여전히 당기는 데 겉만 막으로 보호돼 있는, 뭐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저녁에 바를 땐 다른 크림을 일단 먼저 바른 후 (몰랐는데 타겟에서 클리어런스할 때 7불 50센트 주고 사온 이름 모를 "스위스제" 크림이 집에 있더군요...) 좀 있다가 이 크림을 다시 덧 바릅니다. (사실 비싼 크림을 아끼고자 하는 맘에서 그러는 것도 좀 있긴 합니다) 아침에는 그냥 이 크림 하나만 바르구요. 사실 얼굴이 미친 듯이 당길 때 말고는 이 크림만으로도 충분히 보습이 되긴 해요.
위에 화장하기도 괜찮아요.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크림 바르는 것도 시간이 좀 걸리고, 또 크림 바른 후 2분 쯤 기다렸다 파운데이션을 발라야 하기 때문에 (매장 언니가 그러라더군요.) 바쁜 아침에 그러고 있으려면 좀 신경질 나긴 하죠..
지금까지 두달 쯤 썼는데, 쓰다 보니 점점 맘에 들긴 하네요. ㅎㅎ 건성용 크림으로 꽤 괜찮아요.
그래도 다시 살 지는... 글쎄요... 너무 비싸요 ㅠ.ㅠ 세일하면 한번쯤 생각해 볼 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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