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상당히 기름지면서 색이 진한 틴티드 모이스쳐라이저를 써 본 기억이 있어 다시 한번 써보려 구입했는데 완전히 바뀌어서 새로운 제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Inner Light라는 신규 제품군 아래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으로 나왔습니다. 색은 두 가지인데 매장에서 말하길 어두운 색은 너무 어두워서 거의 팔리지도 않고 권하지도 않는답니다. 그래서 1호 Aspen 색을 샀습니다. 너무 밝은 색 아니냐고 물으니 어차피 커버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관계 없다고.. (그런데 베이스메이크업?)
여튼, 어차피 저도 커버력 강한 제품 찾는 것 아니었으니 그냥 써 보았습니다. 색은 아주 많이 밝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회색이 섞여 있어서 맑게 밝지 않고 얼굴색이 탁하고 아파보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헉스러운데 한 20분 정도 지나면 그나마 좀 나아집니다.
오일프리라고 자랑스럽게 써 있는데 오일프리인 대신에 알코올 성분이 잔뜩 들었는지 휘발성이 강해요. 아주 빠른 시간에 펴바르지 않으면 이미 세팅이 완료되어서 뻐득뻐득한 느낌에 손가락 지나간 자국만 남습니다.
오일프리임에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셋팅이 됨에도 불구하고 아주 번들거리는 듯한 피부가 됩니다. 실제 만져보아도 끈끈해요. 티슈로 한번 눌러주고 나니 좀 낫습니다. 그렇지만 티슈로 찍어내고 나니 SPF15라는 상대적인 미덕이 빛을 잃네요. 그래도 상당히 많은 양을 발라도 얼굴에 켜켜이 쌓이는 듯한 느낌은 없습니다. 단, 향(허브?)이 굉장히 강한 편이라서 이런 류를 싫어하시면 좀 역하실 수도 있겠네요. 또, 오후가 되면 살짝 들뜹니다. 파운데이션도 아닌 주제에!
피부가 "번들"거려 보이는 반면 "반들반들"하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마무리감은 아니에요. 색도 약간 회색빛이 돌다 보니 건강한 피부표현이 안 됩니다. 왠지 건조해 보이는 번들거림이거든요. 각질도 오히려 더 도드라지는 것 같고, 모공도 좀 부각되는 기분이 들고.. 해서 기초를 잘 발라주고 바비브라운 자외선차단제도 프라이머 대용으로 써 준 뒤에 발라보았습니다. 저 나름 건성인데도 얼굴이 아주 오일뱅크가 됩니다. 게다가 무지하게 뜨네요.
또 한가지, 뭐 지금은 겨울이라 약점이라고까지 할 거 있겠냐마는 물에 정말 약해요. 이렇게까지 약한 제품은 처음입니다. 얼굴에 펴 바르고 손을 닦을때 수도꼭지 아래 손을 대면 허연 물이 줄줄 흘러 나옵니다. 그냥 물로만 슥슥 해도 다 닦여요. 여름에 땀 흐르면 정말 가관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연 자국이 땀줄기를 따라.....
피부에 별다른 트러블을 유발하지 않고 답답한 느낌이 별로 없는 점은 매력이 되겠으나 색이 예쁘지 않으며 피부를 건강하게 혹은 별로 화장은 안한 것 같으면서도 톤업해 주는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안색 안좋다는 말만 계속 듣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다시 구매하고픈 제품은 아닙니다. 고로 별은 세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