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다녀오는 길에 발견한 이쁜이입니다.
그런데 집 나온 강아지인지 유기견인지; 주인이 찾아오질 않아서 조명가게에서 맡아두고 있었어요.
데려오고 싶었는데 전화로 어머니께 여쭤보니 진희 하나만으로도 벅차다하시며 결사반대를 하셔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어요.
눈망울이 우리 진희랑 닮아서 왠지 더 정이 갔어요.
꼬리도 살랑살랑 흔드는게 애교도 무척 많은 것 같았는데 좋은 주인 어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 아이는 시추였습니다. 처음 보았었을때 깔끔하게 다듬어진 털과 양쪽 귀에 달려있던 예쁜 리본들, 시추치고는 조그만 몸집에 반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길에서 만났습니다. 몇일째 요 근방에서 헤매고 있다는게 주위 평이었죠.
우리 가족은 그 아이를 집에다 데려다 어여삐 애지중지...는 물론 아니고 집에 이미 있던 시추와 같이 막 길렀습니다.
산책따위 왠말이냐, 밥은 주는 데로 먹어라, 똥 오줌 못가리면 국물도 없다는 뭐 그런 식이죠.
이 후에도 우리집 가족들은 자주 길에서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몰래 탈출을 시도한거죠. 이상하게도 탈출 시마다 꼭 가족중 한명에게 걸렸습니다. 엄마가 시장가는 길에 "어머, 너 똘리잖아~"라고 집나온 아이를 데려온다던가, 제가 하교하는 길에 "이 자식이 또 집을 나와?!!"라고 발견해서 데려온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한 열번은 더 되는 일이었습니다.
문만 열리면 집을 뛰쳐나가는 통에 문단속을 한다고 했는데 자주 이런일이 벌어졌지요.
그리고 지난 초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집을 나간 그 아이를 아직도 못 찾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길에서 그 아이를 만나 어여삐 애지중지하며 길러주기를 바랍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