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의 뷰티페이지에서 뷰티전문가들이 자신의 완소제품을 소개하는 란은 이제 거의 매달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잡지의 단골메뉴이다. 이 때 잡지에 나오는 사람들을 양분하는 것이 바로 미용실원장+메이크업 아티스트 VS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이다. 오프라인 VS 온라인인가? 그런데 이런 분류가 뷰티외에 얼마나 있을까? 온라인 패션전문가? 온라인 피트니스 전문가? 귀에 낯익지 않다..그런데 왜 유독 뷰티는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한 묶음으로 카테고리화해 전문가 그룹에 넣는것일까?
나 역시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100번 양보해서 체인피부과 원장들을 스킨케어 전문가라고 밀어주는건 그렇다 치자..적어도 그들은 피부단면과 호르몬의 이름들은 외우고 있을테니까. 하지만 왜 온라인에서 화장품에 대해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잡지에 "도움말" 을 넣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화장품 회사 (최근엔 화장품 회사가 계약한 홍보대행사) 에서 던져주는 찌라시외에는 화장품에 대한 지식이 전혀없는 에디터들도 한 몫을 할것이다. 그들에겐 누군가가 "이게 이런거걸랑요~~" 라고 말을 하는것에 대한 사실확인의 능력(내지는 노력)이 없으므로 가장 자신들에게 협조적인 사람들에게 글을 받는 것이 가장 편할테니까.
내가 1999년 처음 인터넷에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뷰티정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잡지, 신문을 통해 너무나도 잘못된 광고성 정보가 많았기 때문에 일종의 레지스탕스가 된 기분으로 시작을 한 것이다. 그때는 야후 코리아의 뷰티 카테고리에 내 사이트를 포함해서 불과 4개의 사이트 (그 중 하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올려놓았던 사이트로 기억한다) 밖에 없던 ..한마디로 인터넷에서 뷰티란 주제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때였다.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조차 홈페이지를 마련해놓지 않았을때니까.)
하지만 채 10년이 되지 않아 인터넷을 웬만한 오프라인의 정보매체를 뛰어넘는 존재가 되었다. 이와함께갑자기 인터넷을 중심으로 뷰티전문가로 부상한 부류가 있었으니 바로 인터넷 사이트/인터넷 까페 운영자들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는 과연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내 관점에서 전문가란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였고 그 분야에 대한 교육을 시킬 능력이 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영화평론가는 영화를 전공하거나 문학을 전공하며 평론에 대한 공부를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월드컵에서 축구중계를 했던 차부자는 전현직 스포츠맨이다. 외국의 패션스쿨에는 패션 저널리즘을 코스가 있어 패션 저널리스트들을 양성한다... 그럼 뷰티는?
물론 뷰티 전문가도 조금만 깊이있게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에스테틱 잡지와 같은 전문잡지를 보면 화장품 교육강사들이나 향장관련 대학교, 대학원 교수들이 쓴 글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뷰티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쪽에 활동의 촛점이 맞춰져있다. 따라서 그들이 작성하는 기사나 교육자료들은 너무 전문적인 내용에 취우쳐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엔 너무 어렵다. 인터넷이 한창 붐을 이루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미용관련 직종의 사람들은 컴맹에 가까워 인터넷을 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했던 것도 한 원인에 해당한다.
지금은 없어진 한 화장품 후기사이트가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두고 시작하여 각 아시아 국가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아시아 최대의 뷰티커뮤니를 표방한 사이트였다. 이 사이트가 처음 만들어질 때 화장품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는 경력으로 인해 나를 채용하여 컨텐츠 작업을 의뢰하였다.그 회사 사무실에 뷰티의 뷰 자를 아는 사람은 오직 나 밖에 없었다. (심지어 화장품 회사와 접촉을 하는 마케팅쪽 여자 간부들 조차 립스테인을 입술에 묻은 화장품 얼룩이라고 알고 있었다. )
직원들 조차 그 사이트의 운영자로 알려진 여성이 화장품 전문가로서 어떠한 교육을 받았는지 미용이나 화장품업계에서 쌓은 커리어가 있는지 아는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분명한 것은 단 하나. 그 사이트의 얼굴마담(?) 격인 운영자는 그 회사 사장의 부인이었다는 것. 사이트 오픈전 실무진 회의의 주 요지는 어떻게 해서 그녀를 아시아의 뷰티엑스퍼트로 포장하는가 였었다. 내가 그 사이트가 오픈할 때 했던 일중 하나는 그 홍콩 사이트가 만든 엉터리 분류들을 수정하는 일이었다. 유럽의 토너들은 Lotion 이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모든 유럽브랜드의 토너들을 “로션(에멀전)”항목으로 분류한 것은 애교에 속했다. 아보벤존은 아시아에 판매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는둥..홍콩사이트에서 번역되어온 Q & A 엔 너무나 엉터리 답변이 많아 이걸 한국어로 번역해서 올려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것이 일상의 딜레마였다.하지만 이러한 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이트는 오픈을 하였고 언론을 통해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 전문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물론 어떤 잘못된 지식을 말해도 그걸 정정할만한 사람이 극소수라는것이 이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궁극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후 포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화장품 까페들과 화장품 사이트들이 여럿 생기게 되고 그 운영자들이 잡지에 소개되면서 뷰티칼럼니스트 혹은 화장품업계에 대해 "논하는" 경지에 이른 매니아로 소개되고 있다. 잡지사 뷰티에디터란 사람들은 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용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그들이 주는 정보(?) 를 아무 여과없이 그대로 잡지에 올리고 있다. 잡지와 인터넷에 떠도는 줏어들은(!) 지식을 다시 잡지에 토해내는..악순환이 무한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는? 많이 본 내용은 정설이 되기 마련이다. 지성피부도 수분크림을 반드시 써야한다던가..아이크림을 눈가 노화방지를 위해 어렸을때부터 필수적으로 사용한다던가..자연성 화장품으로 피부를 투명하게 가꾼다 등등...(재미있는것은 그 들중에는 예전에 페이스메이커에서 웹디자인을 하던 사람까지 포함되어있다는것. 페이스메이커의 포맷을 그대로 본떠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사이트방문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더니 이제 잡지사와 화장품회사들로부터 화장품 평가를 의뢰받는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 마치 "니뽄삘 따라하기" 같은 까페의 주인장을 패션저널리스트로, 15일 안에 8kg 빼는법 컨설턴트를 다이어트 전문가로 대우해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제는 대학의 뷰티학과도 4년제, 석사과정까지 개설된 마당에 뷰티란 언제까지나 현장에서 손님을 대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책으로, 잡지에서, 인터넷에서 글로서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돈은 절대 안된다..그게 맹점이다 -_-)
그런데, 피부과 의사들은 그래도 전문가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흠...이글을 피부과 의사들이 보면 상당히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네요...그 분들은 나름대로 수년간 피부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환자를 보신 분들이고, 뭐뭐뭐는 좋대더라...이런 이야기 보다는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했더니 몇 %에서 효과가 있었더라...하는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진료 하시는 분들인데...
뷰티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스킨케어에 대해서는 다른면에선 더욱더 많이 알고 계신 분들일텐데요...
yhn341ata 2007-04-29 22:22:46
근데 피부과 의사들은 말그대로 피부과 질.환.에 대해서는 전문가일지언정 정말 우리가 원하는 뷰티에 관한 것은 별로인듯 해요.
저번에 TV에 나온 피부과 의사도 말도 안돼는 소리 하던데...
winnie 2007-04-29 22:37:31
불과 몇년전만하더라도 ㅇㅈㅎ 과 같은 피부과웹사이트에는 "트윈케익도 자외선 차단이 되므로 메이크업 하는 사람은 굳이 자외선 차단제 바를필요없다" 라고 씌여져있었죠.
sadsalsa 2007-05-01 00:36:56
위니님이 늘 강조하다시피 그 글도 피부과 원장님이 쓰지 않으셨을 거예요. 나름대로 뷰티 어쩌구 하는 사람이 대신 썼겠죠. 설마 ㅇㅈㅎ 같은 곳에서 원장이 그런 글을 직접 썼다고 생각하진 않으시겠죠?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모순.